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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동산에서 온 편지(8월)


비가 많았던 산골은 온통 풀들로 넘쳐나니 초록의 향연에 묻혀 문안드립니다.

나무들은 싱싱하게 잘도 자랐지만 대추도 밤도 열매가 없습니다.

텃밭의 푸성귀들도 비가 힘겨웠는지 모두들 스러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호박은 어찌어찌 잘도 자라더니 톡톡히 체면치레를 해주고 있지요.

홍수와 코로나 속에 줄줄이 열리는 꿋꿋한 호박이 배움을 줍니다...

 

 

 1992년 창립멤버로 들어온 63세의 태순씨는 지적장애가 있습니다.

처음에 한 식구로 맞춰서 사는데 3년이란 세월이 필요했지요. 가장 힘들었습니다.

이젠 우리의 대소사를 다 알고 있기에 누구는 왜 안 오냐... 누구는 잘 있냐...

시시콜콜 묻기도 해서 안방마님이란 별명도 얻었습니다.

 

아침 먹고 마당 파라솔에 앉아 있던 태순씨가 갑자기 부릅니다.

정숙이는 너무 까불고... 혜연이는 고집불통이고... 영아는 미쳤고...

줄줄이 이름을 나열하며 얘기하더니 다른대로 보내랍니다.

그래서 여러 사람이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 힘드니 태순씨만 가면 어떠냐고 했지요.

어찌 그렇게 금방 괜찮아, 이뻐 이뻐...” 하더니 배시시 웃고 마네요.

이렇게 귀엽고 순수한 사람들과 사는 것... 축복이지요?

 

 

 20년을 함께 산 81세의 이수연 할머님은 지적장애가 있으십니다.

식구들 중에 누구도 할머님을 이기지 못했고 맘대로 휘젓고 사셨습니다.

 

이제 기저귀 신세를 져야 하고 걸음걸이도 더듬더듬 걸어야 하지요.

아침 세수시간에 수건을 2장을 쓴다며 혜연씨가 할머니를 몰아세웁니다.

기운 빠진 할머님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죄 투성이 우리의 모습이지 싶네요...

 

 

 카페동산 소식입니다.

지금은 열흘 동안 있는 여름방학 중입니다.

학생들 나눠주라며 컵라면을 사주신 분이 계십니다.

취약한 학생들에게 얘기하니 성큼성큼 주소를 알려 주네요.

집까지 배달하며 학생들을 만나니 더 친밀한 마음도 들고 참 좋습니다.

원룸에서 3식구가 살기도 하고, 마당이 고물로 가득찬 집에서도 사네요.

차마 문을 못 열던 학생도 있고, 고맙다며 몇 번씩 인사하기도 하지요.

 

91일이 개학인데 코로나로 카페 문을 못 열게 될까 걱정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카페를 열게 하신 하나님의 마음을 자꾸만 더 알게 됩니다.

그냥 오늘 하루... 이 하루만 생각하며 오늘 할 일을 하려고 합니다.

나눔의 동산과 카페 동산을 돕는 그 손길 때문에 오늘도 할 일이 있습니다.

참 고맙습니다.

 

                     2020825일 나눔의 동산에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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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눔의 동산에서 온 편지(8월)
  • 2020-08-31
  • 조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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