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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동산에서 온 편지(2월)

  • 조정일
  • 조회 : 16
  • 추천 추천 : 4
  • 2024.03.14 오후 07:04

 나뭇가지 끝이 발그레 물오르기 시작하니 동구 밖까지 온 봄을 마중하고 싶어 재촉하며 문안드립니다...

 

겨울내내 말리던 시래기부터 걷어 저장하고식구들 두꺼운 잠바 빨아 보관하고,

평상위에 늘어놓고 살던 것들 치우며 어서어서 봄이 집 안까지 오기를 고대합니다.

어김없이 봄이 오니 기막힌 창조의 질서와 사랑에 숙연해집니다. 

 

 

 자폐와 지적장애가 있는 12살 어진이는 동산의 귀여운 마스코트가 되었습니다.

긴 막대기로 연못물을 휘저으며 노느라 옷 젖는 줄도 모르고 신났지요.

빠질까 걱정하면 어진이 연못 좋아하는데...” 자기 말만 하지요.

 

자립한 미용이가 주말에 오면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합니다.

끌어안고 뭉게고 올라타고... 미용이가 놀아주다가 힘들어 하면 슬픈 얼굴로

어진이 미용이 언니 좋아서 그러는데...” 그리곤 눈이 뻘게집니다.

어진이 어법과 말투가 동산에서 유행이 되고 있습니다.

 

 

 행정입원이 끝난 봄이가 퇴원하고 돌아왔습니다.

하루살이처럼 살던 봄이가 보고 싶은 식구와 집이 있다는 것을 느끼나봅니다.

퇴원하면 돌아갈 집이 있다는 안정감과 오면 편하고 좋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봄이의 못된 심성과 습관을 인정하고 수용해야 봄이를 불쌍히 여길 수 있었지요.

그러나 식구들과 사이좋게 잘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쬐끔씩 드는 봄이를 보면서

못된 심성 때문에 오는 피해자는 우리가 아닌 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이유 없이 식구들 때리고 욕하고 거짓말하고 훔치고 망치로 문 부수고...

그리곤 화나면 112로 신고해서 경찰이 수십 번 다녀갔습니다.

이젠 그렇게 해야 본인만 힘들고 그렇게 살지 않아도 되는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정신 병력이 있어서 여전히 아슬아슬하지만 작년에 비하면 살만합니다.

미사여구 없이 온전한 은혜입니다.

 

 

 카페동산 소식입니다.

방학 중이지만 이런저런 일로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방학이 길어서 꾸러미가 필요한 학생들을 선발하는데 고심했습니다.

컵밥과 볶음밥 냉동식품 등등... 맛있고 좋아하는 것들을 꾸려서 나눴습니다.

자퇴한 학생도 달라고 해서 택배로 보내주기도 했네요.

 

올해 졸업한 남학생이 부끄러운지 카톡을 보내 왔습니다.

카페동산이 있어서 견딜 수 있었어요.” 딱 한 줄이었습니다.

사람을 살리고 세운다는 것은 견딜힘을 주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함께해 주셔서 할 수 있는 일이지요...

고맙습니다.

 

                           2024년 2월 20일 나눔의 동산에서 드립니다.




 조정일

2024-03-14 19:08

나눔의 동산에서 온 편지를 읽으면 예수님의 사랑이 이런 것일 거라는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 질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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