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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동산에서 온 편지(3월)


봄이 더딘 산골에도 산수유가 피기 시작했습니다.

노랑 빛의 환한 마음이 되어 봄바람과 함께 문안드립니다.

 

빼꼼히 얼굴 내민 달래 뜯어다 달래장을 만들고새초롬히 올라온 냉이를 무쳐

맛있는 봄 밥상으로 호사를 누려 봅니다...

엄지척을 하고 맛있다를 외쳐대는 정숙씨의 감탄사가 기분 좋네요.

눈부신 봄을 주신 창조주의 솜씨가 기막힙니다...

 

 

 다운증후군과 지적장애가 있는 은숙씨가 힘겨운 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치매진단을 받긴 했지만 너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서 속상하지요.

온몸으로 율동하던 모습과 애교부리며 환히 웃던 모습은 어디 간 걸까요?

28년을 함께 동고동락한 시간들이 우리 마음 안에 있는데 아쉽기만 합니다.

잠 안자고 밤 내 돌아다니고밥도 안 먹으려 하고무엇이든 고집부리고,

소변을 3일 동안 참고 있어서 응급실 가려고 준비하는데 다행히 나왔지요.

표현이라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냥 넋두리해 봅니다.

 

 

 환절기가 되니 식구들의 마음이 뒤숭숭해지며 예민해지고 있습니다.

청각장애와 지적장애가 있는 혜연씨는 못 들으니 스스로 오해를 많이 합니다.

자기 얘기한다며 오해하더니 더럽고 치사하다고 병원에 입원시켜 달랍니다.

그 고집을 꺾을 수 없어 입원 중이지요.

 

매자씨가 사고 싶고 갖고 싶은 것을 열심히 적고 있습니다.

빨간 치마목걸이팔찌머리띠... 알고 있는 종류는 다 적지 싶었습니다.

20가지는 되기에 다 필요하냐고 물었더니 그냥 다 갖고 있고 싶다고 합니다.

 

윤희씨는 평소에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는 기명씨가 발을 굴렀답니다.

그로인해 묶고 있던 머리 끈이 끊어졌다고 서러워서 울고 말하면서 울고...

말도 안 되는 논리로 울지만 우는 사람이 이기지요.

어여어여 후다닥 환절기가 지나가기를 바라고 바랄 뿐입니다.

 

 

 카페동산 소식입니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신입생들과 만나고 활기찬 카페사역이 시작되었습니다.

스스럼없이 다가오는 신입생들의 태도가 참 좋습니다.

 

자퇴하겠다던 여학생에게 유급도 괜찮으니 학교 다니라고 어르고 달랬는데 학교 다니겠다고 해서 정말 기뻤네요...

 

다 닳고 떨어진 운동화를 신고 있는 여학생이 있지요요즘 친해지고 있는데

눈치 안보고 컵밥 한 개씩 당당하게 웃으며 가져가는 모습에 울컥합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힘이 되어 주는 자로 산다는 것도 은혜가 필요하네요.

힘을 실어주셔서 할 수 있습니다고맙습니다.

 

                        2023년 3월 26일 나눔의 동산에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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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눔의 동산에서 온 편지(3월)
  • 2023-04-10
  • 조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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