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3일 쉴만한 물가] 너희 원수를 사랑하라
[너희 원수를 사랑하라]
그리스도인의 삶, 그러니까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의 삶의 관건은 서로를 향한 사랑으로 하나님의 임재를 지금 여기에 눈에 보이게 할 수 있음을 깨닫는 데 있다. 우정과 결혼과 공동체는 모두 방식만 다를 뿐 모든 사람을 품으시는 하나님의 근원적 사랑을 서로에게 드러내 준다. 원수란 나를 대적한다고 내가 스스로 정의한 사람이다. 원수는 우리가 상대를 하나님의 사랑으로부터 배제하기 때문에 원수로 존재한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사랑한다면 더는 사람들을 하나님께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부류와 그렇지 못한 부류로 나눌 수 없다. 하나님의 처음 사랑을 우리가 바로 안다면 아무도 그 사랑으로부터 배제될 수 없음을 깨달을 것이다. 원수는 결국 우리를 파멸로 몰아간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원수를 미워하면 우리 자신이 대가를 치른다. 우리가 원수에게 우리 자신을 지배할 힘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원수를 사랑하면 원수로부터 해방된다. 그들을 사랑하고 돌보면 자유를 얻는다. 사랑과 용서로 원수를 마음에서 놓아 보내면 내가 해방되어 내 안에 만인을 품으시는 하나님의 무한한 사랑이 부어진다.
원수를 위해 기도하는 것은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일이다. 기독교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자백과 용서를 삶의 방식으로 삼을 때 하나됨을 지킬 수 있다. 감정이 내킬 때까지 기다리면 안 된다. 오히려 감정이 내키지 않을 때일수록 더 행동해야 한다. 감정보다 행동이 앞서게 하라. 감정이 행동을 좌우하지 못하게 하라. 원수를 향한 사랑은 작지만 구체적인 행동으로 시작되며 그 근거는 감정이 아니라 확실한 지식이다.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심을 안다. 그 지식에 의지하면 된다. 그러면 감정은 결국 따라오게 되어 있다. 감정이 지식을 따라온다.
헨리 나우웬 <예수의 길>에서 발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