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낮아질 수 있는가?]

영적인 능력은 내려올 수 있는 능력이다. 만일 오르는 능력만 있다면 뭔가 잘못된 것이다. 우리는 모두 영적으로 높은 지경에 이르러 하나님의 관점에서 상황을 볼 수 있는 때도 있었을 것이다. 그때 우리는 그곳에 계속 머물기를 원하였다. 그러나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라면 주님은 우리가 그곳에 거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신다. 영적 이기심이란 산 정상에만 있으려는 자세를 말한다. 산 정상에만 계속 머물 수 있다면 모든 것이 좋고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다. 천사처럼 말하며 천사처럼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내려올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산 정상이 아니라 계곡에서 살도록 부름을 받았다. 영적 이기심은 산 정상에서의 체험을 계속 원한다. 이 때문에 정상에서 내려오는 훈련이 제자들이 배우기에 매우 어려운 훈련 중 하나이다.

산꼭대기는 예외적인 체험을 나타낸다. 우리는 계곡으로 내려와 살아야 한다. 매번 정상에 오를 때마다 우리는 다시 신속하게 우리가 속한 곳으로 내려와야 한다. 우리가 속한 계곡에는 아름다운 것도, 시적인 것도, 영적인 것도, 황홀한 것도 없다. 산 정상의 높이는 단조롭고 지겨운 계곡의 깊이와 비례한다. 산 정상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사는 곳'이 아니다. 우리는 그곳에서 주의 영광을 본다. 우리가 주의 영광을 위하여 살아야 하는 곳은 어두운 계곡이다. 주님께서는 가장 높은 정상에서 이 땅의 계곡으로 내려오셨다. 그리고 가장 낮은 십자가로 가셔서 그곳에서 영광을 얻으셨다. 우리도 영광스러운 산 정상에서 내려와 계곡의 단조롭고 딱딱한 삶으로 들어가야 한다.

오스왈드 챔버스 <놀라운 하나님의 사랑>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