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믜 동산에서 온 편지(11월)
추천 : 25겨울을 살아내기 위해 아름답던 옷 다 벗어버린 앙상한 나무들의 모습이, 살아낼 겨울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우리의 일상과 닮아 보이는 산골에서 문안드립니다.
냉장고에 김장 김치 차곡차곡 쌓아 놓고, 무 감자 고구마 얼지 않게 저장했습니다.
평상의 지붕에 줄 매달아 말리는 시래기를 가지런히 널어 놓으니 인심 좋은 우리
정숙씨가 엄지 척하며 “와... 멋진데...” 합니다.
매일 기적처럼 주시는 오늘을 잘 살아내고 싶습니다.
산골의 겨울은 은혜로 삽니다.
재채기만 해도 감기 왔다며 약 달라는 재경씨가 진짜 감기에 걸렸습니다.
하루종일 집 안과 밖을 들락거리는 것으로 만보가 넘기에 마스크를 쓰게 했지요.
눈 밑까지 마스크를 쓰고 있다가 기침이 나오면 마스크를 벗고 합니다.
마스크 벗었다고 일러대던 기명씨도, 옆에 앉아 구경하던 혜림씨도 다 걸렸네요.
오늘 8명이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면역이 생겨서 겨울내내 감기 안 걸렸으면 좋겠습니다.
지적장애와 정신장애를 함께 갖고 있는 윤희씨의 이야기입니다.
한 식구로 30년 살았네요. 질투가 심해서 본인이 제일 힘들었습니다.
싸움이 잦고 그로인해 소변도 가리기 어려울 때도 있었지요.
성경 쓰기에 도전하자고 하면서 그냥 가볍게 시작했습니다.
글씨 아는 사람이 별로 없으니 성경을 쓴다는 자체가 자부심이지요.
무언가 질투가 나도, 따지고 이기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그냥 성경을 썼습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시간만 되면 쓰더니 성경을 8번째 쓰고 있습니다.
어느 날 “이거 안 썼으면 어쩔 뻔 했을까?” 하며 웃는 모습이 대견했습니다.
무슨 말인지 알지 못하고 그림 그리듯 따라 쓰지만 보이지 않는 힘이 있네요.
기막힌 은혜입니다.
카페동산 소식입니다.
취업과 실습으로 나간 고3 학생들이 기말고사 보느라 학교에 왔습니다.
그리운 카페라며 배고플 때 먹던 아이스초코와 컵밥이 제일 생각 났다네요.
실습비를 받았으니 돈 내고 먹겠다는 아이도 있었지요.
엊그제는 어려운 형편에 성실히 사는 아이인데 토닥토닥 해주니 좋았나봅니다.
“저 오늘 생일이에요.” 하기에 작은 케잌 살며시 주니 깜짝 놀라 감격하네요.
생일이지만 알아주는 사람도 없는 것이 서운해서 한번 말해 본거랍니다.
아직 어려서 누군가의 위로나 격려가 필요한 아이들입니다.
그냥 맘껏 축복해주고 싶은 마음뿐이네요...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2025년 11월 24일 나눔의 동산에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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