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동산에서 온 편지(9월)
추천 : 26높아진 하늘 속에 무심한 듯 보이는 구름들이 창조주의 언어처럼 느껴집니다.
가을을 주신 이의 마음을 새겨보는 산골에서 문안드립니다.
밤이 영글고 대추가 붉어지니 괜히 마음이 들뜬 정숙씨는 산자락을 들락거립니다.
잣송이를 주워 와 한알 한알 빼놓고 잣을 보는 사람마다 먹어보라며 줍니다.
샘이 난 기명씨도 호두나무 밑에서 서성이더니 떨어진 썩은 호두라도 주워왔네요.
어려운 시절이지만 풍성한 가을을 살아갈 수 있으니 이만하면 됐지 생각하렵니다...
아직도 여전히 훈련 중인 지적장애 12살 하은이 소식입니다.
하은이는 신뢰는 없고 잘난 척은 심하고 거짓말은 일상인데, 민감하고 센스가 있어서 어른들도 다룰 줄 알고,
장애인 언니들에겐 본인이 선생님처럼 말합니다.
동정심을 유발하는 표정으로 사람들 비위를 맞추는 실력이 대단하지요.
세상을 이렇게 사는 것으로 아는 하은이를 변화시키기 위해 많은 시도를 합니다.
1년을 함께 살면서 하은이의 속내를 알게 되니 어떻게 키울까가 숙제입니다.
5분 같이 있으면 미운 짓이 5가지가 되니 식구들과 덜 만나는 동선을 만들고 있지요.
의외로 비상한 구석이 있어서 책임을 지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거짓말과 남의 물건 손대는 것은 책임지고 갚아야 함을 집중적으로 알리고 있습니다.
무언가 잘못하면 괜히 먼저 악을 쓰며 던지고 난리치던 모습은 아예 사라졌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우리 마음도 알고 악다구니가 필요 없다는 것도 알게 되겠지요.
은혜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47살 기명씨는 상냥하고 바지런하여 존재감이 크지요.
지적장애가 있어도 말을 잘해서 식구들과도 재미있게 지냅니다.
요즘 살짝 이상함을 감지해서 주목해 보니 노환이 성큼성큼 오고 있네요.
인지능력이 떨어지고 감각도 둔해지며 비장애인 노인의 성향이 나타납니다.
지적장애인들과 살면서 가장 안타까운 것이 노화의 빠름이지요.
해 아래 새것이 없고 헛되고 헛되다지만 마음이 씁쓸합니다.
카페동산 소식입니다.
처음 온 중학생 2명이 “우리에게 왜 잘해주세요? 누가 주는거예요?” 묻습니다.
혹시 이단이나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하나 싶어서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사회적협동조합이고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 너희들 잘 먹고 잘 크고 힘내라고 준다고 했지요.
즉각 대답이 “저도 커서 이런 일 할래요...” 하네요.
이젠 배고프다고 당당하게 말하며 오는 아이들이 많아집니다.
배고파도 안고픈 척 괜찮은 척하던 아이들의 맘이 편해지고 있습니다.
매일을 기적 속에 살고 있습니다.
기적처럼 컵밥이 라면이 배달되고 있지요.
감사함은 기도로 우리 주님께 아뢸 뿐입니다.
고맙습니다.
2025년 9월 23일 나눔의 동산에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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