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쉴만한 물가 ]

2021년의 특별한 부활절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부활절 예배를 온전한 모습으로 드릴 수 없는 상황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앞에서 인간은 한없이 무력해졌고,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야 할 교회는 오히려 코로나19의 불안감을 확산하는 진원지로 오해를 받고 있습니다. 어쩌면 교회에 대한 세상의 불신은 우리 스스로 만들고 키운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세상은 문명사적 대전환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배와 교회와 신앙의 본질에 대하여 진지하게 묻고 있고, 코로나 이후 교회의 위상에 대한 진지한 고민의 소리가 많습니다. 제도나 규칙으로 통제되는 공동체가 아니라 자발적 헌신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부활 생명을 이어가는 교회가 되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생명의 약동함이 넘치는 계절인 이 봄에 우리 주님은 부활의 첫 열매가 되셨습니다. 생명 회복의 첫 열매로서 나타난 우리 주님의 부활의 능력이 코로나19 라는 굴레로부터 해방과 치유, 그리고 회복의 역사를 일으켜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모든 것이 그분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땅에서 사라지고 없어질 것에 연연하지 말고, 영원한 소망을 붙잡고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가 받은 사명을 성실히 감당해야 합니다.

교회는 부활의 소망을 가진 거룩한 공동체입니다. 예수님은 성경의 말씀대로 부활하셨습니다. 우리 광장교회는 부활신앙의 바탕 위에 함께 서 있습니다. 이 부활신앙에 의지하여 낙심과 절망의 그림자가 드리운 세상 속에서 희망의 빛으로 살아가며.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승리를 선포하는 부활절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 2021년 4월 4일 부활절 / 황종윤 목사 ]